진료실에서 종종 겉보기엔 전혀 다른 증상들을 동시에 안고 오시는 분들을 뵙습니다. 서서 일하시다 무릎 연골이 파열된 50대 여성분이셨습니다.
무릎 통증뿐만 아니라 과거 여러 차례의 자궁 수술 이후 심한 변비를 앓고 계셨습니다. 게다가 잦은 소화불량과 속쓰림까지 겹쳐 일상생활이 몹시 불편한 상태이셨습니다.

세 가지 증상의 하나의 뿌리, 진액 부족
한의학에서는 무릎 관절통, 어혈성 변비, 속쓰림을 각각 다른 병으로 보지 않습니다. 몸속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진액(津液)이 바싹 말라버린 하나의 뿌리에서 출발했다고 파악합니다.
나이가 들며 뼈와 연골에 수분 공급이 줄어든 상태에서 무거운 것을 들다 보니 연골이 손상된 것입니다. 수술 후유증으로 하복부 순환이 막혀 대장이 건조해졌고, 위장 점막 역시 얇아져 속이 쓰린 상태였습니다.
이런 복합적인 증상에는 자음건골 윤장방(滋陰健骨 潤腸湯) 가감방을 처방합니다. 뼈와 인대를 튼튼하게 하고 장을 윤택하게 적셔주는 처방입니다.
안전한 어혈 제거와 점막 보호
이 케이스에서 가장 주의할 점은 환자분이 뇌동맥류로 항혈전제를 복용 중이시라는 점이었습니다. 파혈(破血) 작용이 강한 약재는 배제하고, 안전하게 하초의 어혈을 푸는 도인을 소량 사용했습니다.
- 숙지황과 당귀는 무릎 연골과 대장에 부족한 혈과 수분을 채워줍니다.
- 우슬과 모과는 약 기운을 하체로 끌어내려 굳은 인대를 이완합니다.
- 산약과 해표초는 천연 코팅제 역할을 하여 헐어있는 위벽을 보호합니다.
배변을 위해 억지로 술을 드시는 습관은 장 점막을 헐게 하므로 절대 금해야 합니다. 한약이 장벽을 부드럽게 적셔주는 역할을 대신하게 됩니다.

같은 무릎 통증과 변비라도 동반 질환과 복용 중인 양약에 따라 약재 구성은 아주 세밀하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