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마다 2만 보를 움직이는 80대 남성분이 오른쪽 넷째·다섯째 손가락 저림으로 오셨어요. 신경과에서 연골주사를 다섯 번 맞아도 그대로였던 건, 저림의 뿌리가 관절 연골이 아니라 팔꿈치에서 눌린 척골신경에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2년 전 일과성 뇌허혈 병력이 있어, 손 치료보다 원인 감별을 먼저 잡았습니다.

상담과 검사를 통해 확인한 것
새벽 2만 보에서 시작된 이야기
이분은 새벽 4시에 일어나 자전거를 타고, 파크골프와 당구로 하루를 채우세요. 걸음 수가 2만 보에 이르는 80대 남성분입니다. 그런데 자고 일어나면 오른쪽 손이 굳고, 넷째·다섯째 손가락이 저립니다. 부종이 같이 오고, 낮에 움직이면 풀린다고 하셨어요. 젊을 때부터 팔을 많이 쓰셔서, 팔꿈치·어깨·발목 통증도 오래 안고 지내셨습니다.
연골주사가 듣지 않은 이유
저림이 넷째·다섯째 손가락에만 온다는 점이 실마리였습니다. 이 두 손가락은 팔꿈치 안쪽을 지나는 척골신경이 맡는 영역이에요. 아침에 심하고 활동하면 풀리는 양상도 여기에 맞습니다. 잘 때 팔꿈치가 오래 굽혀지면 그 신경이 눌리기 쉽거든요. 그래서 주관증후군(팔꿈치 척골신경 포착)으로 추정했습니다. 신경과에서 다섯 번 맞으신 연골주사가 그대로였던 것도, 문제의 자리가 관절 연골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손보다 먼저 살핀 것
이분에게는 2년 전 일과성 뇌허혈(TIA) 병력이 있습니다. 아침 운동 중 몸이 한쪽으로 30초쯤 쏠리다 바로 섰던 일이 있었고, 뇌경색 직전 소견을 들으셨어요. 지금은 약을 드시며 3월 MRI 추적을 앞두고 계십니다. 손 저림도 뇌혈관 쪽이나 목 디스크에서 올 수 있어서, 이 감별을 먼저 잡아야 했습니다. 심박변이도 검사에서 혈관건강도는 따님보다 한 단계 좋게 나왔어요. 자율신경활성도와 피로도는 경계였지만, 83세라는 연세를 놓고 보면 관리가 잘 되고 있는 편입니다.
- 심박변이도(HRV) 자율신경검사 혈관건강도 양호, 자율신경활성도·피로도는 정상과 경계(연령 고려 시 양호)
치료 계획
손 저림은 바로 자침부터 들어가기보다, 원인을 확정하는 걸 앞세웠습니다. 뇌혈관 병력이 있는 분이라 목 디스크·뇌혈관 원인을 먼저 걸러야 안전하거든요. 그동안 폐 기능(만성폐쇄성폐질환) 관리로 드시던 경옥고는 그대로 이어가시도록 했어요. 새벽 2만 보 운동은 강도를 조금 낮추는 쪽으로 함께 조정했습니다.
- 이학적 감별검사(티넬·팔꿈치 굴곡 검사) 주관증후군 확진과 목 디스크·뇌혈관 원인 감별을 먼저
- 경옥고 지속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폐 기능과 전신 활력 유지
- 운동 강도 조정 새벽 2만 보 부담을 낮춰 팔꿈치·신경 자극 줄이기
기대 경과
주관증후군에서 온 저림이라면, 잘 때 팔꿈치를 지나치게 굽히지 않는 것만으로도 아침 저림이 줄기를 기대합니다. 손가락 부종과 굳는 느낌이 옅어지고, 저림이 오는 아침 횟수가 뜸해지는지를 지표로 봅니다. 반대로 저림이 갑자기 양손으로 번지거나, 손에 힘이 빠지고 걸음이 흔들리면 뇌혈관 쪽을 다시 봐야 합니다. 3월 MRI 결과와 함께 방향을 다시 잡기로 했어요.
함께 당부드린 관리
주관증후군은 잘 때 팔꿈치가 오래 접히면 나빠지기 쉽습니다. 이분께는 팔을 지나치게 굽힌 채 잠들지 않도록 잠자리 자세를 함께 점검해 드렸습니다. 새벽 4시부터 2만 보를 채우는 활동량은, 뇌혈관 병력을 생각해 조금 줄이시도록 권했어요. 힘이 좋으신 분이라 운동을 아예 놓으실 필요는 없고, 강도만 낮추는 선에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 글은 포항 창포경희한의원의 실제 상담 사례를 각색해 정리한 상담례입니다. 특정 환자를 지칭하지 않으며, 같은 증상이라도 진단과 치료는 진찰 후에 결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