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자주 접하는 안타까운 케이스입니다. 등 부위가 심하게 화끈거리는 증상으로 내원하신 중년 남성분이 계셨습니다.
오랜 기간 아내분을 간병하며 체력이 극도로 떨어져 있으셨습니다. 본인도 류마티스 질환을 앓고 계셔서 만성적인 피로와 긴장이 누적된 상태였습니다.

진액 고갈로 인한 가짜 열, 허열(虛熱)
한의학에서는 이런 등 부위의 열감을 음허발열(陰虛發熱)로 진단합니다. 자동차에 냉각수가 부족하면 엔진이 과열되듯, 과로로 몸속 진액이 마르면 가짜 열이 위로 뜨게 됩니다.
검사 상으로도 자율신경계가 지쳐 교감신경 기능이 많이 저하되어 있었습니다. 이 케이스에서는 지백지황탕 가미방을 기본으로 구성했습니다. 지백지황탕은 체내 부족한 수분과 진액을 채워 음양의 균형을 맞추는 대표적인 처방입니다.
약재 구성과 처방의 의도
위로 솟구치는 허열을 식히기 위해 지모, 황백, 지골피를 더했습니다. 과도한 열감을 다스리고 수분 대사가 제자리를 찾도록 돕는 핵심 약재들입니다.
여기에 뉴질랜드산 녹용의 분골 부위를 넉넉히 넣었습니다. 오랜 지병과 간병으로 바닥난 기력과 면역력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처방 의도입니다.
열이 난다고 해서 무작정 차갑게 식히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원인이 진액 부족이라면, 근본적인 물을 채워주어야 몸이 스스로 체온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의 회복 관리
약 복용과 함께 밤 11시 전에는 반드시 주무시도록 안내해 드렸습니다.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진액을 더 마르게 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후에 피로가 몰려올 때는 억지로 움직이지 않고 잠시 눈을 감고 쉬는 것만으로도 부교감신경 안정에 큰 도움이 됩니다.
같은 증상이라도 체질과 진행 단계에 따라 처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