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과 어지럼증은 현대인에게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진통제를 복용하면 일시적으로 완화되지만, 며칠 간격으로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히 통증을 억제하는 것 이상의 접근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동일한 두통이라도 그 원인을 세밀하게 구분합니다. 혈액순환 저하로 인한 두통, 체내 수분 정체로 인한 두통, 기력 저하로 인한 두통 등 원인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집니다.
이 칼럼에서는 한의학적 관점에서 두통과 어지럼증의 주요 원인인 혈허와 수습 대사 이상을 이해하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관리법을 살펴보겠습니다.
한의학에서 구분하는 두통의 유형
한의학에서는 두통을 크게 외감두통(外感頭痛)과 내상두통(內傷頭痛)으로 나눕니다. 외감두통은 감기, 바람, 한기 등 외부 원인으로 발생하는 급성 두통이며, 내상두통은 기혈(氣血)의 부족이나 순환 장애, 수분 대사 이상 등 내부적인 원인으로 만성적으로 반복됩니다. 직장인이나 여성에게 자주 나타나는 피로 후 두통, 생리 전후 두통, 부종과 함께 오는 두통은 대부분 내상두통의 범주에서 살펴보게 됩니다.
혈허(血虛)와 두통·어지럼증의 관계
혈허(血虛)란 혈액의 양이 부족하거나 혈액의 질이 떨어진 상태를 말합니다. 혈이 부족하면 뇌로 공급되는 영양과 산소가 원활하지 않아 두통, 어지럼증, 눈앞이 아른거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동반 증상으로는 손발이 차갑고 아랫배가 냉하며 안색이 창백하거나 누렇고 쉽게 피로해지는 것 등이 있습니다. 혈허성 두통은 과로, 영양 불균형, 만성 빈혈 경향이 있는 분들에게 나타나기 쉽습니다.
수습(水濕) 대사 이상과 두통
체내 수분이 원활하게 대사되지 못하고 비정상적으로 정체된 상태를 한의학에서는 수독(水毒) 또는 수습(水濕)이라고 합니다. 수분 대사가 저하되면 눈꺼풀이나 다리에 부종이 생기고 소변이 시원하지 않으며, 머리가 무겁고 띵한 느낌의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귀 울림이나 메스꺼움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수습 정체는 밀가루·가공식품 위주의 식습관, 운동 부족, 비장(脾) 기능 저하 등과 관련이 깊습니다.
당귀작약산(當歸芍藥散)의 한의학적 이해
당귀작약산은 혈허와 수습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 활용되어온 대표적인 한약 처방 중 하나입니다. 당귀(當歸)와 천궁(川芎)은 혈액순환을 돕고 혈을 보충하며, 작약(芍藥)은 근육의 긴장과 통증을 완화합니다. 복령(茯苓)과 택사(澤瀉)는 수습을 처리하고 소변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복합 작용으로 혈허와 수독이 겹쳐 나타나는 두통, 어지럼증, 부종, 손발 냉증 등에 한의사가 고려할 수 있는 처방 중 하나입니다. 다만 처방은 개인의 체질과 증상에 따라 반드시 달라지므로 자가 판단보다는 한의사의 진단이 필요합니다.
두통·어지럼증 완화를 위한 일상 관리법
식습관 측면에서는 가공식품, 밀가루 음식, 인스턴트식품을 줄이는 것이 수습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육류와 채소를 가리지 않고 골고루 섭취하며 규칙적인 식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혈허 개선을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과 과로를 피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가벼운 유산소 운동은 혈액순환과 수분 대사 모두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복약을 시작한 경우에는 빠뜨리지 않고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중요합니다.
원장 코멘트
두통과 어지럼증은 그 원인이 매우 다양하며, 증상의 양상만으로 원인을 단정 짓기 어렵습니다. 같은 두통이라도 박동성인지, 무거운 느낌인지, 빈혈 증상이 동반되는지, 부종과 함께 나타나는지에 따라 한의학적 진단과 처방 방향이 달라집니다. 진료 현장에서는 환자의 체질, 수면 상태, 식습관, 전신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펴 개인에게 맞는 처방을 결정합니다. 만성적으로 반복되는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있다면, 증상을 메모해 두었다가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하시기를 권합니다.
장윤호 · 한의사
핵심 요약
- 반복적인 두통과 어지럼증은 혈허(血虛)나 수습(水濕) 대사 이상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 혈허성 두통은 손발 냉증, 피로감, 안색 불량 등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수습성 두통은 부종, 소변 불편감, 머리가 무거운 느낌과 함께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 한약 치료는 개인의 체질과 증상에 맞게 처방되어야 하며 반드시 한의사의 진단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 가공식품 줄이기,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이 증상 관리의 기본입니다.